2025. 1. 26. 20:48ㆍ카테고리 없음
나는 와인에서 흔히 말하는 '샤또' 가 무얼 뜻하는 단어인지 찾아본 것을 시작으로 와인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이렇듯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한 나의 와인 로드는 WSET 국제와인 Lv2 과정까지 이끌었다.
* 샤또는 포도밭, 포도농장, 포도원의 의미이다.
와인은 알면 알수록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정확이 들어맞는, 아는게 많아질수록 재밌어지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프랑스 와인에 대해 몇 가지 적어본다.
프랑스 와인을 믿고 마실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나라에서 엄격히 와인 품질을 규제하고, 공식적인 등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와인의 가장 최상의 등급은 A.O.C이다.
A.O.C는 포도 품종, 재배 위치와 방법, 양조와 숙성 과정, 최소 알코올 농도, 수출 및 수율 규제 등에 대해서 정한다. (얼마나 엄격하냐면, 이를 실제로 확인하기 위해서 포도나무 수와 가지치기, 비료, 당도, 와인의 이동 경로 기록까지 볼 정도로 엄격하다고 한다.)
당연히, 모든 프랑스 와인 병에서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AOC 품질 인증을 받은 와인의 라벨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나라에서 엄격하고 명확한 기준으로 품질 인증을 거친 식품이니, 퀄리티가 높은 와인은 틀림 없다.
당신이 만약 AOC를 받은 어떤 프랑스 와인 병을 만난다면, Appellations Origine Controlee 라고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운데 자리인 Origine 에는 프랑스 지역 명칭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보르도 와인이라면, Appellations Bordeaux Controlee 라고 적혀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가운데 들어간 지역 명칭이 더 '좁은' 지역일수록 좋은 것이다.
1. Appellations Bourgogne Controlee
2. Appellations Chablies (샤블리: 부르고뉴에 속한 작은 지역) Controlee
3. Appellations Montmains (샤블리의 포도밭 이름) Controlee
당연히 3번이 제일 좋다. 이러니 지역을 더 많이 알고 공부할수록 재밌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A.O.C 등급보다 낮은 등급으로는 Vin de Pays (뱅 드 빼이). 그것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으로는 Vin de Table (뱅 드 따블) 이 있다.
Vin de pays는 지역을 명시하는 일반적인 프랑스 와인이다. 지역 명칭이 덜 엄격하고 더 많은 포도 품종이 허용된다. 또한, 품질 변동도 크다.
Vin de Table은 지역을 명시하지 않은 기본 등급의 프랑스 와인이다. 등급 상 가장 하위 등급의 와인을 나타내지만, 프랑스 식사에서 일상적으로 즐기는 와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라벨에 품종이 표기되고, 수확 연도는 표기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pays와 table의 차이점은 '지역' 을 명시하냐, 명시하지 않느냐이다.
EU 품질 규제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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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O (원산지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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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I (지리적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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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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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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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 de p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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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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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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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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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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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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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 de la Tie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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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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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dikatswein Qualitatsw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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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w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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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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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100% 특정지역 재배
지역 내 양조
전통적인 품종 및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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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85% 특정지역 재배
지역 내 양조
비 전통적 품종, 넓은 지역 블렌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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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입문자의 경우, 대부분 병에 붙은 라벨을 읽지 못해 흥미가 떨어진다. 하지만 라벨에 명시되어 있는 수많은 정보 중 몇 가지만 이해할 수 있어도 흥미는 급증할 것이다. 우선 우리에게 가장 쉽고 익숙한 '빈티지, 포도 품종부터 시작해서 와인 등급, 재배 지역, 와이너리 이름, 병입 장소 등까지, 와인을 공부하면 공부할 수록 라벨이 술술 읽혀지는 것이 체감될 것이다. 무심코 본 와인의 라벨이 완전히 읽히는 순간, 와인은 더 재밌어진다.
이 중에서도 가장 먼저 알아두면 좋은 정보는 '지역 명칭' 이다. 지역을 알면 지리적 위치를 보게 되고, 위치를 알면 포도가 자라는 기후와 특징 등을 공부하게 된다. 이것들은 와인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먼저 알아두면 좋은 정보로 추천한다.
프랑스는 아주 많은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한다. 처음부터 생소한 프랑스 지역들을 공부하긴 쉽지 않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생소한 명칭은 입에 잘 붙지도 않을 뿐더러,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괜찮다. 우리에게 그나마 익숙한 지역인 보르도, 부르고뉴, 쌍빠뉴, 론 등의 유명한 지역들부터 공부하면 된다. 어차피 얘네들이 제일 유명하기도 하고, 가장 숫자가 많다.

한 번 씩 공부해보면 좋은 프랑스 주요 와인 산지 ▼
- 알자스
- 보르도
- 부르고뉴
- 상파뉴
- 꼬뜨 뒤 론
- 쥐라
- 랑그독 - 루시옹
- 루아르 밸리
- 프로방
와인 등급 또한 공부하면 좋다. 앞서 언급한 A.O.C 를 인증 받은 와인이라면 AOC 제도 내에서도 세분화 된 등급이 라벨에 적혀 있을 것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여기서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할 것인데, 프랑스는 지역별로 와인 등급을 분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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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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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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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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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급
일반 AO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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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크뤼 클라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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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크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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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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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뤼 부르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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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에 크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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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뜨 뒤 론 빌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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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수페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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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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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뜨 뒤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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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A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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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A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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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세 지역만 적는다.
부르고뉴 지역을 기준으로 최고의 와인 등급은 제일 좋은 밭을 뜻하는 'Grand Cru' 그랑크뤼, 두번째로는 1등급 밭을 뜻하는 'Premier Cru' 프리미에 크뤼, 세번째로는 마을 등급을 뜻하는 'Villages' 빌라쥬, 마지막으로 지역 등급을 뜻하는 레지오날 (즉, 브루고뉴라고만 적혀있음) 로 나뉜다.
예를 들어, 부르고뉴 샤블리 지역에서 생산한 와인이라고 한다면 라벨에는 아래의 등급으로 표기될 수 있다.
1. 샤블리 그랑크뤼 000 >> 000은 밭 이름
2.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or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000
>> 이렇게 밭의 이름이 표기되는 경우가 있고, 표기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라벨에 이름 표기가 없다면 2개 이상의 밭이 섞인 것이다.
3. 샤블리
4. 부르고뉴
처음에는 당연히 어렵다. 일단 모든 것을 외우려 하지 말고(불가능하다) 좋아하는 특정 지역의 와인 (이를테면 부르고뉴) 한 두 개정도만 공부해서 그 지역의 와인을 대부분 읽을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차츰 익숙해지면, 다른 지역으로 넓혀가면 된다. 어렵기만 한 구불구불한 글씨가 읽혀지는 순간, 틀림 없이 재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