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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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가시나무의 기억
1먼지 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짐 실은 트럭 두 대가 큰길가에 서 있고 그뒤로 갈아엎은 논밭과 무덤, 그 사이로 땅바닥에 늘어진 고무줄 같은 소나무들) 내가 짐승이었으므로, 내가 끈적이풀이었으므로 이 풍경은 한번 들러 붙으면 도무지 떨어질 줄 모른다2국도에는 먼지를 뒤집어쓴 노란 개나리꽃, 배가 빵그란 거미처럼 끊임없이 엉덩이를 돌리며 지나가는 레미콘 행렬, 저놈들은 배고픈 적이 없겠지 국도변 식육식당에서 갈비탕을 시켜 먹고 논둑길 따라가면 꽃다지 노란 꽃들 성좌처럼 널브러져 있고, 도랑엔 처박혀 뒤집혀져 녹스는 자전거, 올 데까지 온 것이다3운흥사 오르는 길 옆, 산에는 진달래 물감을 들이부은 듯, 벚나무 가지엔 널브러진 징그러운 흰 꽃, 거기 퍼덕거리며 울음 울지 않는 것은 바람에 불려 올라간..
2025.01.26 -
라벨이 읽히는 순간, 재밌어진다.
나는 와인에서 흔히 말하는 '샤또' 가 무얼 뜻하는 단어인지 찾아본 것을 시작으로 와인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이렇듯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한 나의 와인 로드는 WSET 국제와인 Lv2 과정까지 이끌었다.* 샤또는 포도밭, 포도농장, 포도원의 의미이다.와인은 알면 알수록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정확이 들어맞는, 아는게 많아질수록 재밌어지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프랑스 와인에 대해 몇 가지 적어본다.프랑스 와인을 믿고 마실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나라에서 엄격히 와인 품질을 규제하고, 공식적인 등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와인의 가장 최상의 등급은 A.O.C이다.A.O.C는 포도 품종, 재배 위치와 방법, 양조와 숙성 과정, 최소 알코올 농도,..
2025.01.26 -
나파밸리, 진판델(Zinfandel)
와인을 오래 즐겨본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마셔본 몇 안 되는 와인 중에 내가 아주 좋아하는 와인이 있다. 미국 와인. 그 중에서도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지역의 와인이다.나는 프랑스 와인으로 처음 와인 세계에 입문했다. 그래서인지 초반에는 와인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종류도 너무 많고, 개성도 다양했다. 당연한 결과지만 와린이인 내가 마시기엔 역시 어려웠다.그런 나에게 처음 이 와인 뭐지? 싶었던 것이 있다. 미국 와인 '진판델(Zinfandel)' 품종을 테이스팅 해 보았을 때다. 와인을 하나도 모르는 내가 '이건 좀 맛이 쉽다'라고 말했다. 약간의 단맛과 약간의 진득함이 느껴지고 타닌이 적고 풍미가 강했다. 색이 진한 루비 색인 것도 좋았다. 추후 진판델에 대해 공부할 때 이 품종은 비교적 쉬운 맛이..
2025.01.26 -
시라(Syrah), 쉬라즈 (Shiraz)
전 편에서 라이트한 바디감을 가진 '피노누아' 를 적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그와 정반대인 풀바디 '시라'를 적도록 한다. 시라는 와인 초보자에게 구별하기 쉬운 품종이다. 일단 색이 진하면 시라라고 의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검붉은 빛을 띄며 딱 보아도 무게감 좀 있는 와인일 것 같은데, 그 인상이 어느정도 맞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시라는 타닌이 강하고 산미가 높은 풀바디에 가까운 와인이다. 개인적으로 약간 '남자의 와인' 같은 느낌이 든다.시라가 비교적 검붉은 색인 것은, 포도 특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라는 알맹이가 매우 작은데, 껍질은 아주 두꺼워서 어두운 색이 추출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시라는 충분한 완숙을 위하여 온화하거나 따뜻한 기후가 재배하기에 적합하다. 재배 조건이 ..
2025.01.26